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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EKO & HIS CARS #2

Photography : Mok Jungwook
Interview : Chung Kyu-young, Intaek Ry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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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에 같이 포르쉐를 타자는 최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 개코는 차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함께한 기억을 컬렉팅한다. 최근에 구입한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페라리 FF에 대해. 20년 넘게 열심히 음악했는데 이 정도는 탈 수 있잖아?

RYO     지금까지 타 본 차 중 전체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차는 뭐였나?

GAEKO     포르쉐 991 터보 S 카브리올레.  지금도 갖고 있다. 모든 걸 할 수 있는 차다. 컴팩트해서 덩치가 작은 나와도 잘 어울리고 기계적으로도 완벽하다. 디자인도 비교적 수수하고.

RYO     스포츠카 중에는 그렇지.

GAEKO     도로에서 그리 튀지도 않고.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지금 타는 차도 다 무채색 계열이다. 터보 S는 흰색이다. 운 좋게 정말 좋은 차주분과 연결이 되어서 좋은 물건을 중고로 샀다. 음악 시작할 때 쯤 최자랑 약속한 게 있다. 우리가 마흔 살까지 열심히 음악을 하면 그때 우리 둘 다 포르쉐를 타자고.

RYO     형은 그 전에 샀잖아 (웃음).

GAEKO     내가 약속을 어기고 일찍 산 거지 (웃음). 호기심을 이길 수가 없었다.

“영화 <나쁜 녀석들>의 추격 신. 거기 나온 포르쉐가 993 인가 964 였나, 모델명도 몰랐지만 그걸 보고 완전히 ‘뻑’이 갔다. 윌 스미스의 패션과 사운드 트랙 등 그 영화 속 모든 게 좋았다. 그 중에서도 포르쉐가 제일 좋았다. 영화 보고 나서 둘이 맨날 하던 얘기가 포르쉐 너무 예쁘지 않냐, 개빠르고 존나 비싸대. 나중에 성공하면 저 차 꼭 타자, 그런 얘기였다.”

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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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     왜 하필 포르쉐였나?

GAEKO     영화 <나쁜 녀석들>의 추격 신. 거기 나온 포르쉐가 993인가 964였나 Fig.1, 모델명도 몰랐지만 그걸 보고 완전히 ‘뻑’이 갔다. 윌 스미스의 패션과 사운드 트랙 등 그 영화 속 모든 게 좋았다. 그중에서도 포르쉐가 제일 좋았다. 영화 보고 나서 둘이 만날 하던 얘기가 포르쉐 너무 예쁘지 않냐, 개 빠르고, 존나 비싸대. 나중에 성공하면 저차 꼭 타자. 그런 얘기였다. 

RYO     얼마 전에 최자 형도 포르쉐를 산 걸로 알고 있다. 기분이 어땠나?

GAEKO     정말 감동적이었다. 최자가 “나 차 살래”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부터 그랬다.  거의 10년 만이었다. 나는 그동안 자동차로 뻘짓 엄청 했는데(웃음). 너무 기분 좋았다. 약속대로 포르쉐를 사겠다기에 무조건 911 터보S를 사라고 했다. 출고하는 날 같이 가서 손뼉 쳐줬다. 

RYO     최자 형은 약속을 지킨 거네(웃음).

GAEKO     우리는 마흔 살에도 음악을 하고 있고, 둘 다 포르쉐도 타니까. 최자가 그 안에 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나도 신형 사고 싶다’ 속으로 생각하고(웃음). 정말 뿌듯했다. 차 안에서 “우리 20년 열심히 음악 했는데 이 정도 타도 되지 않겠냐?”  이야기하며 웃었다. 재미있고, 행복을 느끼는 것에 돈을 쓰는 거니까. 

RYO     차 말고 수집하는 것이 있나?

GAEKO     없다. 자동차 외에는 별다른 취미도 없다. 어쩌다 보니 컬렉션이 생긴 건 스니커.  나이키가 CB 매스 시절부터 새로 나온 신발을 보내주는 등 도움을 많이 줬다. 오래된 관계다. 보내주는 신발을 신고, 동료들에게 나눠줘도 남은 게 쌓여서 컬렉션처럼 되었다. 물론 자동차처럼 평생 가져갈 건 아니고. 

RYO     집에 두고 보면서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GAEKO     사거나 선물 받은 신발은 무조건 뜯고 신는다. 신발은 신으라고 나온 건데 신어야지.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보는 것보다 타는 게 중요하다. 인생 한 번인데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달리고 즐기면서 추억을 쌓아야지. 

RYO     어쩌면 자동차보다는 그 안에서 겪었던 기억을 컬렉팅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GAEKO     동시에 가지고 있는 차의 대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특히 올드카는 한 대만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관리 가능한 차의 대수가 정해져 있으니까. 그게 넘어가면 내가 힘들다. 즐기고 좋으려고 하는 취미가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되었다. 이건 아니구나, 하면서 정리했지. 

RYO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동차 컬렉터와는 다르다. 

GAEKO     그래서 나 자신을 컬렉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모으는 것 자체로 기쁨을 느끼는 게 아니니까.  예전에 아메바컬쳐 아트디렉터였다가 지금은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GFX라는 친구는 정말 즐겁게 컬렉팅하더라. 스니커는 꼭 두 개 사서 하나는 신고, 하나는 모아둔다. 피규어도 엄청 많다. 그 친구 방에 가보면 온통 물건뿐이다. 좋은 물건을 사서 모으는 걸 정말 행복해했다. 나는 물건이 많아지면 관리를 못한다. 스트레스만 받지.

RYO     올드카만 여덟 대 가지고 있는 지인에게 드림카가 뭐예요? 물었더니 현대 아이오닉이라고 답했다(웃음).

GAEKO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올드카가 여러 대 있을 때는 그날 기분이나 분위기에 맞춰 어떤 차를 탈지 고르는 게 아니라 뭐가 가다가 안 퍼지고 멀쩡할지를 고민했다. 올드카는 오래 시동을 켜지 않으면 방전이 된다. 최소한 30분은 있어야 하는데 오래된 차니까 매연 냄새도 나지. 집에 누워서 쉬고 싶은데 매연 냄새 맡으면서 그러고 있으면 ‘현타’가 올 수밖에 없다.

RYO     얼마 전에 람보르기니 우루스Urus 를 산 걸로 알고 있다. 기존에 타던 올드 BMW와 포르쉐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걸까?

GAEKO     자동차로서 완성도는 포르쉐 991 터보 S 가 월등하다고 생각한다.  우루스 Fig.2 는 가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간지’도 나고(웃음). 한 대만 탄다면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그 차가 지금 내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 거다. 차 정말 좋아하니까 이제 람보르기니를 경험해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도 했고. 

RYO     페라리랑 람보르기니 사이에서 고민한 거로 알고 있는데, 람보르기니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GAEKO     페라리는 FF Fig.3 를 타봤기 때문에 우루스를 선택한 것도 있다. ‘포람페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한 번씩은 경험해봐야지(웃음). 작년에 팔 다치고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도대체 할 게 없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병문안도 못 오고, 와도 오래 못 있으니. 주구장창 유튜브와 넷플릭스만 봤는데, 그때 페라리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  영화 <포드 VS 페라리> 같은 것들. 이탈리아 사람들 고집이 어마어마하더라. 그 자부심과 고집스러움이 이상하게 매력적이었다. 그래 그럼 페라리를 한 번 경험해볼까?  그렇다고 488 이나 458 같은 스포츠카는 디자인이 부담스럽고 데일리카로 타기도 불편할 테고.

RYO     차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항상 데일리로 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GAEKO     차를 고를 때 중요하게 보는 게 일상적으로 편하게 운전할 수 있나, 식구를 태울 수 있나, 디자인에 군더더기가 없나, 그런거다.  그래서 FF가 눈에 들어왔다. 페라리의 12기통 엔진, F1 기술을 적용한 서스펜션과 구동계,  피닌파리나 Pininfarina 의 디자인… FF를 사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내며 자기 최면을 엄청 걸었지(웃음).

RYO     나도 차를 사기 전엔 늘 그 차를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수십 가지 만들어내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웃음).

GAEKO     FF 개발 과정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찾아봤다. 억지로 ‘뽕’을 맞은 거지(웃음). 한 번 크게 다치고 나니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퇴원하자 마자 질렀다.  생각보다 너무 예쁜 차였다. 보면 볼수록 그랬다. 운전하기도 편하고. 1년 정도 탔는데 만족도가 엄청 높았다.

RYO     ‘개코의 자동차’ 하면 BMW E30이 바로 떠오르지만, 포르쉐도 좋아하고, 다른 브랜드 차에 대한 호기심도 왕성하다. 자동차 애호가로서 올드카, 그것도 E30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이미지가 불편하지는 않나?

GAEKO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으로서 누군가 나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다른 대상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 대상이 E30 이라면 더더욱. 차를 좋아하는 건 내게 큰 부분인데, 그중에서 올드카를 즐기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부분도 있다. 좋은 차 타고,  차를 여러 대 갖고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안 좋게 보는 시각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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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     요즘엔 차를 즐기는 저변이 넓어지고, 그런 걸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GAEKO    유튜브 ‘개러지’ 프로그램에서 최자가 새로 뽑은 포르쉐 터보 S 세차하면서 조금 걱정하기도 했는데 감탄하고 인정하고 축하해주는 반응이 많아서, 와 세상이 변했구나, 생각했지. 차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 GAEKO & HIS CARS #3

Photography : Mok Jungwook
Interview : Chung Kyu-young, Intaek R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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