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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HOCK DW5600, 1983

Photography : Mok Jungwook
Interview : Chung Kyu-young

가격과 상관없이 시계 애호가와 우주 비행사, 밀리터리 &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 스트리트 패션 피플을 모두 만족시키는 유일한 시계 지샥 스퀘어. 탁월한 견고함과 간결한 형태로 1990년대의 아이콘이 된 지샥 스퀘어는 변화하는 세월의 충격 역시 가볍게 흡수해냈다.


세계에서 가장 견고한 시계를 손에 넣는 데 필요한 건 단돈 7만 원이다. 2017년 10월 30일, 25톤 트럭이 바닥에 놓인 지샥 DW5600E-1V를 밟고 지나갔지만 시계는 멀쩡했고, 작동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기네스북에 오른 DW5600E-1V는 1983년 이베 키쿠오伊部菊雄가 개발한 최초의 지샥 DW-5000C와 케이스 소재를 제외한 형태, 구조, 기능 등 모든 면에서 거의 동일한 지샥의 기본 모델이기도 하다. 

가장 저렴하고 가장 견고한 지샥인 DW5600E-1V는 롤렉스 6241 ‘폴 뉴먼Paul Newman’ 데이토나, 파텍필립 1518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와 함께 시계 컬렉터라면 누구나 꿈꾸는 궁극의 컬렉터스 아이템의 반열에 오른 지샥과도 그 형태와 구조, 기능을 공유한다. 이베 키쿠오를 포함한 여덟 명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개발팀이 화장실 창문 밖으로 내던지며 내구성을 시험하던 최종 시제품 ‘프로젝트 팀 터프Tough’ 지샥 Fig.1 . 팀원 한 명당 하나씩, 총 여덟 개 만들어져 지금은 두 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W5000C와 DW5600E-1V Fig.2 , 프로젝트 팀 터프 지샥 등 사각 디스플레이와 팔각 케이스, 일체형 밴드를 결합한 일련의 모델을 ‘지샥 스퀘어G-Shock Square’라 부른다. 지샥 스퀘어는 맥도날드McDonald 부터 NASA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한 지샥 스페셜 에디션의 베이스가 되어 왔으며, 이베 키쿠오가 지난 38년간 개발한 수많은 지샥 중 그가 가장 선호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베 키쿠오는 지샥 스퀘어의 아이코닉한 형태가 디지털 숫자의 시인성을 높이고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를 적용하는 등 원하는 기능을 담다 보니 자연스럽게 탄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샥은 당시 카시오의 엔지니어이던 이베 키쿠오가 기획서에 쓴 “떨어뜨려도 고장 나지 않는 시계”라는 한 줄 문장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그가 부친에게 선물 받은 기계식 시계를 땅에 떨어뜨려 고장 내고 – 수백 개의 시제품을 만들어 카시오 본사 3층 남자 화장실 창문에서 주차장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다가 – 놀이터에서 아이가 가지고 놀던 고무공에서 영감을 받아 마침내 케이스와 무브먼트 사이에서 고무로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2년 동안의 지샥 개발 스토리는 지샥 애호가들에게는 마치 뉴튼이 떨어지는 사과를 머리에 맞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에피소드만큼이나 익숙하다. 

© casio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20세기 초반 바우하우스Bauhaus 의 이상을 손목 위에서 구현해낸 지샥 스퀘어는 기능적으로 뛰어났지만, 쿼츠Quartz 무브먼트의 특성을 살려 경쟁하듯 보다 얇고 가벼운 시계를 만들던 당시의 트렌드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다.

실제로 1980년대 일본에서 지샥은 거의 팔려 나가지 않았다. 철저히 엔지니어의 관점으로 완성한 지샥 스퀘어의 크고 육중한 형태는 첫 발매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1990년대에 이르러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 팝 컬처 아이콘이 되었다.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퍽 대신 시계를 후려쳐도 멀쩡하게 작동하는 TV 광고로 주목받은 지샥은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 등 극한 상황에서 고장 나지 않는 시계를 찾던 전문가들에 이어 골목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해변에서 서핑을 하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Fig.3

지금도 시계 커뮤니티에서 지샥은 롤렉스, 파텍 필립과 함께 가장 많은 열광적 애호가를 지닌 브랜드이며, 지난 2018년 지샥 발매 35주년 기념으로 발표한 ‘풀 메탈 지샥’ 시리즈는 최초의 지샥 DW5000C 모델의 형태를 그대로 따른 채 케이스와 밴드 등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로 처리하며 손목 위에서의 압도적 존재감으로 진지한 시계 애호가들과 패션 피플들이 지샥을 새롭게 주목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샥 스퀘어 기본 모델인 DW5600E-1V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롤렉스 GMT 마스터 등과 함께 NASA의 우주 비행사 착용 테스트를 통과한 몇 안 되는 시계 중 하나이기도 하다.”


100미터 방수, 10미터 충격 흡수, 배터리 사용 기한 10년은 최초의 지샥인 DW5000C부터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지샥 모델이 공유하는 가치다. 짧은 머리로 훈련소를 향하는 훈련병 팔할의 손목에 채워질 정도로 저렴한 동시에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하기에도 전혀 부족함 없이 기능적으로 탁월하다. 지샥 스퀘어 기본 모델인 DW5600E-1V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Speedmaster, 롤렉스 GMT 마스터 등과 함께 NASA의 우주 비행사 착용 테스트를 통과한 몇 안 되는 시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이 시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했지만, 그래도 손목에 뭔가를 차야 하는 사람들은 기계식 시계의 정교한 메커니즘에 매혹되거나 스마트 워치의 새로움에 현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샥 스퀘어의 견고함과 아이코닉한 형태가 지닌 고유한 가치는 세월에 전혀 빛을 바래지 않았다. 야외 활동을 위한 다목적 필드 워치Field watch 구매를 고려할 때 지샥 스퀘어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다.

처음 출시한 지 38년이 지난 지금도 그보다 더 나은 필드 워치를 떠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가격을 고려 대상에 넣는다면 단언컨대 지샥 스퀘어 보다 나은 선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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