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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CEO, with Love

Buy&Believe CEO
황준현이
BB 커뮤니티에게

Text: Chung Kyu-young
Photography: Mok Jungwook

“차량 정비에 투입한 비용이 매입했던 금액과 맞먹는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SL55 AMG를 유지하는 데 ‘돈을 아낀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정비와 부품 가격이 높은 건 당연한 거다. 이 차는 ‘최고급’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탄생했고, 그에 걸맞은 오너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한 예술과 공학, 장인 정신의 집합체이니까.”

황준현, 바이앤빌리브 CEO & 자동차 컬렉터

© Photo: Mok Jungwook

황준현은 바이앤빌리브 CEO이기 이전에 자칭 ‘구제 불능의 자동차 환자’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davidhwang_buyandbelive 은 자동차와 함께하는 생활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재규어 XJ8, 레인지로버, 포르쉐 997 카레라 4S 등으로 구성한 컬렉션 중에서도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R230 SL55 AMG를 ‘가장 나 다운 차’라고 말하며 유독 아껴왔다.

첫눈에 반해 구입한 돈 이상의 비용을 들여 온갖 이슈를 해결해야 했지만, 그는 이 차를 손에 넣은 걸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사랑을 위해선 못 할 일이 없으니까. 보기 드문 하늘색 SL55 AMG를 구입한 계기부터 크고 작은 문제를 정성껏 손본 후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차를 완성해 낸 과정을 있는 그대로 회고한 고군분투 또는 절절한 사랑의 기록.

그리고 황준현 대표가 바이앤빌리브 커뮤니티에 보내는 메시지. 

© Photo: Mok Jungwook

JH       최초로 기억하는 장난감은 자동차였다.

내가 다섯 살 때 유학에서 돌아오신 아버지의 이삿짐 속에 있던 람보르기니 쿤타치 RC카와 탑승할 수 있는 지프 랭글러 유아용 전동차. 특히 랭글러 전동차는 정말 최고였다! 네 바퀴 모두에 모터가 달려 있을 뿐 아니라 후진도 가능하고, 프런트 윈드 실드를 접을 수 있었으며 트렁크 공간까지 있었다. 그것만 타고 나가면 동네에서 내가 짱이었다.

그때부터 차를 좋아했던 것 같다. 열한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에서 생활했는데, 그곳엔 알파로메오 155, 닛산 GTR, 르노 클리오 등 한국에서 보지 못하던 자동차들이 죄다 들어와 있었다. 내 첫차로 지금도 갖고 있는 재규어 X308 XJ8을 처음 본 것도 그때였다.

12살 때 싱가포르 재규어 딜러로부터 XJ 브로셔를 받은 후
결국 그는 브리티시 그린 308 XJ8을 첫 차로 손에 넣었다
instagram: @davidhwang_buyandbelive

그냥 너무 예뻤다. 쇼룸에서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차를 뚫어지게 보는 모습이 재밌어 보였는지 재규어 딜러가 내게 와서 XJ 브로슈어를 주고 갔다. 페이지가 너덜거리다 못해 찢어질 정도로 보고 또 봤지만,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서 지금껏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렇게 꿈꾸던 재규어 XJ를 산 것이 2017년의 일이었다. 대전까지 차를 보러 갔는데,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한국에선 보기 드문 브리티시 그린 컬러의 매력을 떨칠 수가 없었다. 가격도 시세의 절반가량이었다. 1,500 주고 사서, 1,500 더 주고 고치면 되지, 생각했다.


→ VIEW ALL FUTURE CLASSIC

오래된, 그것도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차를 관리, 보수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기쁨이 훨씬 더 컸다. 몇 해 전 슈퍼볼 광고에 나온 것처럼 ‘영국 악당 British Villain 의 차’라는 재규어의 독특한 개성을 강조하는 튜닝을 통해 나만의 개성을 차에 투영하는 즐거움도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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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S TUNING LIST

JAGUAR X308 XJ8

(E-bay 구매 내역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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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차를 열심히 관리하고, 조금씩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나 같은 ‘환자’들을 만나 함께 드라이빙하다 보니 컨버터블에 대한 갈망이 생겼다. 승차감 외에 차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라면 타기 전에 차 외관을 보면서 만족하는 것 정도인데, 차 안에서 내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을 늘리고 싶어진 거다. 그때부터 오픈 드라이빙에 대한 욕구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

마침 당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커리어의 전환점에서 나를 위한 선물로 3,000만 원의 예산을 잡아 컨버터블을 구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때 처음 눈에 들어온 차들이 포르쉐 986 박스터, BMW Z3와 M3 컨버터블 등 경량 로드스터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레인지로버로 처음 운전을 배워 대배기량 8기통 엔진의 묵직한 움직임에 익숙해진 내게 경량 로드스터의 가벼운 느낌이 잘 맞지 않았고, 쿠페를 컨버터블로 변형한 모델이라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마세라티 스파이더 캄비오코르사도 레이더에 걸렸는데, 악명 높은 미션 이슈 때문에 손을 대기가 꺼려졌다. 모든 걸 따져봤을 때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SL 클래스였다.

SL 클래스 중에서 3,000만 원 안으로 가능한 라인이 4세대인 R129와 그 후속 모델인 R230이었다. 애초에 사고 싶던 건 R129였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90년대 벤츠 특유의 각진 매력을 고스란히 지닌 디자인 때문. 지금 생각해도 아까운 R129가 있다. 단종 직전인 2001년형이어서 드물게 R230과 신형 엔진을 공유하는 SL500 모델이었는데, 차주도 무척 쿨한 분이어서 성수동에 보러 간 날 혼자 시승하고 오라며 차 키를 주더라. 근사한 차였다. 8기통 엔진의 넘치는 힘과 묵직한 주행 감각, 탄탄한 차체. 내가 생각하던 SL 클래스의 모든 게 다 있었다. (R129가 어떤 차인지 궁금하다면 다음주를 기대해도 좋다)

© Photo: Mok Jungwook

그런데 문제는 오직 하나, 예상 지출액을 훨씬 넘는 4,200만 원이라는 가격이었다. 정말 그만큼의 가격이 정당한지 확신할 수 없었다. 당시 만나던 친구에게 내 고민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미래에 대한 준비는 안하고 쓸데없는 것만 신경 쓴다’며 오히려 역효과만 커졌다.

역시 과한 욕심이었을까, 포기하고 거의 마음을 접으려 했지만 오픈 드라이빙의 쾌감이 아무래도 잊히질 않았다. 고민 끝에 1주일 뒤에 전화했더니 일찌감치 팔렸다고, 내가 보고 간 다음날 누군가 와서 시승 후에 바로 현금 이체하고 가져갔다고 했다. 전화를 끊기 전 그의 말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런 물건은 절대로 고민하는 게 아닙니다.”

오기가 발동했다. 무슨 수를 쓰든 SL을 손에 넣겠다는 마음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클래식카 커뮤니티와 중고차 플랫폼을 뒤졌다. 그러다 만난 것이 지금 내가 타고 있는 2004년식 R230 SL55 AMG였다. 이직한 직후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침 새 직장 맞은편 건물에서 매물이 나와서 보러 갈 수 있었다.

하필 그날 비가 와서 야외 시승을 못 하고 주차장에서만 몇 바퀴 돌았지만 이미 난 그 차와 사랑에 빠졌다. 흔치 않은 SL55 AMG중에서도 하늘색이었고, 전동식 하드톱을 유리로 마감해서 루프를 닫아도 개방감이 좋았으며 인테리어 패널도 SL55 중에서는 흔하지 않은 우드 트림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튜닝 없이 순정 상태라는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 가격까지 2,400만 원!

하지만 주차장 몇 바퀴 돈 걸로는 도저히 구매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차주에게 간곡하게 부탁했지. 가능한 가장 빠른 날에 정비소에서 띄워보고 큰 문제가 없다면 바로 결제하겠다고. 난색을 표하던 차주는 간절한 눈빛을 보고는 내가 구제 불능의 자동차 환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흔쾌히 승낙. 그 주 금요일에 정비소에서 확인하고 바로 차를 가져왔다.

“드라이빙 글러브는 추운 날씨에서의
컨버터블 주행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그립감을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 Photo: Mok Jungwook

“2만 파운드(한화 약 3,140만 원)보다 저렴한 SL55를 구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오너의 차를 골라야 할 것이다.”

톰 존슨, 메르세데스-벤츠 클럽

내 컬렉션 중 하나인 포르쉐 997 카레라 4S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슈투트가르트 출신의 2도어 스포츠카니까. 하지만 R230 SL55 AMG는 전혀 다른 종류의 자동차였다.

고출력 대배기량 8기통 엔진이 선사하는 여유로운 주행감각은 카레라보다는 오히려 아버지의 레인지로버와 비슷했다. 공차 중량이 2톤이 넘는 데다 프런트 엔진, 유압 서스펜션까지, 따지고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모든 회전수마다 출력이 묵직하게 터져 나왔지만, 페달 조절을 조금 거칠게 해도 아랑곳없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 안락함은 오픈 드라이빙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특히 뚜껑을 열고 달리는 중에도 음악을 틀면 우퍼부터 트위터 고음까지 다 들리는 룸 어쿠스틱이 인상적이었다. AMG 특유의 폭발적인 엔진 사운드의 볼륨이 기대보다 다소 작았던 것 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 Photo: Mok Jungwook

그렇게 꿈 같은 4개월이 흘렀고 약간의 여유가 생긴 8월, 조금 더 꼼꼼한 진단을 통해 새로운 애마의 상태를 파악하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유압 서스펜션의 일부 호스에서 누유가 발견되었고, 슈퍼차저 베어링 또한 교체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도 이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해당 부품을 모두 교체하는 데 약 400여만원을 지불한 후 다시 나에게 돌아온 SL과 멋진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차를 며칠 주차장에 세워 놓고 오랜만에 시동을 걸 때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곤 했다. 하지만 차가 움직이기만 하면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이 불안함을 가볍게 이겨냈다. 이게 SL의 매력이지! 생각하며 신나게 달리던 어느 날. 주차장에 세워 둔 차가 아무리 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계기판에는 ‘VISIT WORKSHOP’ 이라는 문구만 반짝일 뿐이었다. 

“나는 SL55 AMG를 ‘지킬과 하이드’ 같은 차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2,000 RPM 이하로 달릴 땐 웬만한 최신형 럭셔리 세단보다 더 편안하고 조용한데,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2차대전 전투기 같은 소리와 함께 대배기량 8기통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카로서의 매력을 온전하게 드러낸다.”

황당하고도 당황스러웠지. 알고 보니 SBC 브레이크 모듈 문제였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마지막 황금기이던 2000년대 초반, 자동차 메이커들은 경쟁적으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전자장비를 신차에 탑재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BC 브레이크 모듈도 그중 하나. 노면이 젖었을 때 ABS를 가동해 브레이크 디스크를 건조하는 등 당시로서는 첨단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구동 시스템 전체를 통째로 셧다운시키는 줄은 몰랐다. 부분 수리도 불가능, 모듈을 통째로 교체해야 했다. 보험사 트럭 불러서 보냈더니 모듈 교체 외에도 자잘한 정비를 포함해 든 돈이 400만 원.

복잡한 벤츠 ABC 서스펜션의 구조
© benzworld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허니문 기간이 끝난 거였다. 날이 추워지면 연식이 오래된 차들에서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이 유압 서스펜션이다. 이번에는 단순 호스 누유가 아닌 ‘쇼바’ 교체가 필요하다는 진단… 드디어 악명 높은 ABC 유압 서스펜션이 제대로 문제를 일으킨 거다. 직접 겪고 보니 그 악명은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수리하기 까다로워서가 아니라, 서스펜션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선 엔진 전체를 탈거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공임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이었다. 누유 등을 함께 해결하는데 맙소사, 700만 원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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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S REPAIR LIST

BENZ R230 SL55 AMG


(01번부터 순서대로)

01 Fiamm AGM main battery
02 engine/mission mount
03 ABC cell 3EA
04 Motis m111 5w40
05 Motorex 75W90 gear oil
06 supercharger bearing
07 SBC brake module
08 m113 belt
09 ABC shock absorber
10 Pirelli P zero tire
11 Mandrus 23 spoke wheel
12 Trunk Lock Latch Actu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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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값에 브레이크 모듈과 유압 서스펜션 수리비를 더하니 거의 5000만 원이었다. 차를 들이고 1년도 채 되지 않을 때의 일이었다. 속은 좀 쓰렸지만, 적어도 내겐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는 지출이었다. 럭셔리한 주행감의 480마력 컨버터블을 그 돈에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하지만 진짜 골치 아픈 일은 그로부터 6개월 후에 생겼다.

주차장에 갔더니 차가 푹 가라앉아 있었다. ABC가 또 터졌나? 가까이 가서 보니 타이어에 펑크가 나 있었다. 멀쩡한 타이어가 왜 갑자기? 문제는 휠이었다. SL65와 SL55 퍼포먼스팩에 들어가던 순정 3피스 휠이 쉽게 깨진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다. 파손된 휠이 안쪽에서 타이어를 찔러 펑크가 난 것. 깨진 부분만 땜질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언제 다시 깨질지 모른다고. 하필 앞뒤로 휠 두 개가 깨져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차를 유지 관리하는 데 오일 등 소모품 외에 엔진과 기어, 서스펜션 같은 것만 신경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휠과 타이어 때문에 머리가 아프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 Photo: Mok Jungwook

기왕 이렇게 된 것, 이전부터 갖고 싶었던 순정 멀티 스포크 휠을 장착해보자, 생각했지. ‘마차 휠’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물건. 열심히 검색해서 이베이에서 풀세트로 한두 개 찾기는 했는데 컨디션이 어떤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무작정 받고나서 확인하기엔 연식이 지나치게 오래되었으니까. 방법을 찾다가 해당 휠을 판매하는 미국 딜러에게 전화까지 걸었다.

마침 그는 그런 문제를 물어보는 오너가 많다고 하더니 TSW라는 휠 메이커의 서브 브랜드로 애프터마켓 벤츠 휠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맨드러스Mandrus 의 ‘23’이라는 휠을 구입하면 될 거라고 알려주었다. 유레카! 국내에서 딱 한 곳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곳까지 찾아냈다.

다음은 타이어. 이것도 새 신발 신는 기분으로 좋은 걸로 구해야지. 그런데 19인치 285mm 타이어는 흔한 스펙이 아니었다. 다행히 용인 어떤 숍에 규격에 맞는 피렐리 P ZERO가 있었고, 가격도 괜찮았다. 휠부터 먼저 보내고, 그날따라 견인 트럭에 태우기가 꺼림칙해서 세이프티 휠을 임시로 장착한 상태로 시속 50km로 조심조심 용인까지 운전하는 생고생 끝에 마침내 대망의 새 신발을 SL 55에 갈아 신겼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이 모든 과정을 거친
SL과 함께 한 시간이 촘촘히 담겨있다.
instagram: @davidhwang_buyandbelive

그밖에 바꾼 것이라면 배기 장치에서 소음기를 축소해서 음색은 그대로 두고 볼륨만 조금 키운 것 정도. 오픈 드라이빙 중에 엔진 사운드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자꾸 무리하게 RPM을 올리는 버릇이 생겨서, 어찌 보면 안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오래 깨끗하게 타고 싶어서 뒤 범퍼와 트렁크를 재도색하고 앞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엔 도장보호필름(PPF)도 코팅했다.

이 차 말고도 앞서 이야기한 재규어 XJ와 포르쉐 997, 레인지로버를 함께 소장하고 있는데, 유독 SL55 AMG는 외관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1세대 걸윙 모델부터 SL 클래스는 순정 상태의 조화로움으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금까지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으니까. 

차량 정비에 투입한 비용이 매입했던 금액과 맞먹는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SL55 AMG를 유지하는 데 ‘돈을 아낀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정비와 부품 가격이 높은 건 당연한 거다. 이 차는 ‘최고급’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탄생했고, 그에 걸맞은 오너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한 예술과 공학, 장인 정신의 집합체이니까.

“SL55 AMG는 당대를 대표하는 슈퍼카 중 하나였다. 최고 시속 325km는 페라리 550과 포르쉐 911 GT2 보다 빨랐다.”

글레니 레임, hotcars.com

드라이브를 즐길 시 그가 가장 즐겨차는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크로노그래프
© Photo: Mok Jungwook

이 모든 걸 완료한 게 2020년 여름의 일이었다. 그 후로는 다행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더 이상 차에 뭘 더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상태 그대로 너무나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차였다. 최고의 프로페셔널이 하는 일은 어쩐지 쉬워 보인다. 풍부한 경험과 타고난 감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풍기는 여유 때문일 것이다. SL55가 바로 그런 차였다. 우아함과 폭발적인 성능을 겸비한 채로 주행의 모든 과정에서 여유를 선사했다.

나는 이 차를 ‘지킬과 하이드’ 같은 차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2,000 RPM 이하로 달릴 땐 웬만한 최신형 럭셔리 세단보다 더 편안하고 조용한데,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2차대전 전투기 같은 소리와 함께 대배기량 8기통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카로서의 매력을 온전하게 드러낸다. 두 가지 상반되는 욕망을 모두 만족시키는 차라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다.

500마력에 가까운 고출력을 고스란히 뽑아내면서도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안락한 승차감을 겸비하고, 오픈 드라이빙을 즐기면서도 골프백을 트렁크에 넣을 수 있는 팔방미인 자동차를 이 가격에 구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난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바이앤빌리브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내게 비할 데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 R230 SL55 AMG를 내놓으려 한다.

다시는 컨버터블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든, 차를 보는 안목을 한 단계 레벨 업 시켜준 이 차의 우아한 매력을 보다 널리 알리고, 퓨처클래식을 소유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들 시선을 즐기는 ‘하차감’보다는 자기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과 승차감이 훨씬 더 중요한 자동차 컬렉터를 위하여 내가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투자해 수리를 완료하고, 정성껏 관리한 이 차를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가격으로 내놓을 것을 약속한다.


DRAW : COMING SOON
(2022.5.23)

서울에서 본 적 없는
3세대, 4세대 그리고 5세대의 SL들과 함께
보다 자세한 R230 SL55 AMG의 매력과
DRAW 참여 방법을 담은 다음 기사가
5월 23일(월)에 올라올 예정이니,
부디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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