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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hes, RWB & Me

여인택이 직접 말하는
피치스 그리고
RWB KOREA의 시작


Text: Chung Kyu-young
Image: Ryo & Peaches
Graphic: Buy&Believe

“마크가 RWB USA를 우연히 시작하게 된 이야기처럼,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몇 시간이고 떠들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갈망하던 내게 한국에 RWB를 들여오는 일은 언젠가부터 꼭 이뤄야 할 로망이 되었다.”

여인택, 피치스 & RWB KOREA 대표

7년 전 이 브리프케이스들과 함께 한 일본 출장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 Ryo from Peaches

기나긴 이야기다. 2016년부터니까 햇수로 벌써 7년째. 내가 도쿄 긴자 거리에 세워져 있는 RWB 포르쉐를 처음 보고 그 말도 안 되는 스타일에 반해서 RWB 도쿄 신년회 영상을 만들고, 올해 마침내 RWB KOREA 1호차 ‘바토’를 완성한 이야기.

이건 지금 피치스에서 함께 일하는 멤버들도 잘 모르는, 어디서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이야기다.

여인택의 개인 핸드폰에 담겨 있던, 지난 7년간 RWB KOREA를 향한 여정.
© Ryo from Peaches

“도대체 피치스가 누구야?”

Peaches 유튜브 코멘트 중

지금도 피치스가 어떤 브랜드인지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쉽지 않다. 내가 피치스를 시작한 2016년에는 더했지. 자동차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해봐야 아무도 그게 뭔지 몰랐다. 그럼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먼저 한 해외 브랜드들의 한국 총판 역할을 하면서 피치스를 알려보자. 그게 우리의 초기 전략이었다.

그때 이미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자동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일리스트Illest 를 설립한 마크 아세날Mark Arcenal 에게 뜬금없이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솔직하게 썼지. 일리스트로 한국에 자동차 문화를 알리고, 그걸 기반으로 내 사업을 키우고 싶다고. 마크에게 답장이 왔다. 얼마 뒤에 일본에 갈 일이 있는데 거기서 보자고.

나플라 & 루피 ‘Rough World’ 뮤직비디오
크레딧에 담긴 RWB KOREA의 세 주역.
RWB, 피치스, 일리스트.
© Peaches

그때가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대부’로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藤原ヒロシ가 주차장 콘셉트의 멀티 숍인 ‘파킹 긴자’를 오픈할 무렵이었다. 후지와라 측에 연락해 마크 이야기를 했더니 정식으로 인비테이션을 보내줬다. 완전 신났지. 마크 아세날과 후지와라 히로시, 내게는 아이돌을 직접 만나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파킹 긴자에서 그들과 만나 사업 얘기를 나눈 후에 근처에 일리스트의 광팬이 오픈한 ‘일리스트 도쿄’라는 가라오케에서 열리는 파티가 있다기에 함께 갔다.

여인택을 마크 아세날과 만나게 해 준 건
다름 아닌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후지와라 히로시였다 
© Atsushi Fuseya © Shoeprize

와, 근데 거기에서 <겨울왕국> 주제곡 부른 이디나 멘젤Idina Menzel 이 가라오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다. 그 친구가 타고 온 차가 더 놀라웠다. 실버 964 RWB 포르쉐. 그것 말고도 일리스트 도쿄 건물 앞에 RWB 포르쉐 서너 대가 더 세워져 있었다. 어디에서도 못 본 끝내주는 풍경이었다. 저게 대체 뭐지?

© Ryo from Peaches

“스타일은 모든 것이다.”

나카이 아키라, RWB 설립자

인터넷에서 스치듯 사진으로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본 RWB 포르쉐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성수 고가도로 아래 같은 후미진 동네의 낡은 건물 앞에 엄청나게 낮고 넓은 올드 포르쉐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 거지. ‘Rough World’라는 이름처럼 거칠고 극단적인 스타일이었다. 지금도 그 장면이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아 있을 정도다.

일본 긴자에 있는 작은 가라오케에서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밖에는 더 말도 안 되게 생긴 공랭식 포르쉐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 세상에 없는 환상 속의 장면 같았지.

여인택은 언제나 일리스트와 RWB USA의 창립자인
마크 아세날과 그의 판도라 원에 대해
애정과 존경을 담아 이야기한다.
© Pormada © Flickr

그때 마크가 내게 RWB USA를 설립한 이야기를 들려준 거다. 인터넷을 통해 RWB 포르쉐 사진을 보고 뻑 가서 별 생각 없이 이베이에 비딩한 포르쉐 964가 덜컥 낙찰되어 버렸고, 어찌저찌 돈을 빌려 나카이 상의 지바 개러지까지 찾아가 RWB 바디키트를 사서 미국 최초의 RWB ‘판도라 원Pandora One’을 완성한 이야기. 앞뒤 재지 않고 마크가 ‘질러버린’ 판도라 원을 시작으로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미국에만 150대가 넘는 RWB 포르쉐가 탄생한 이야기…

도쿄에서 RWB를 처음 본 그날, RWB를 한국에 가져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당시 도쿄에 있던 사흘 동안 함께 교류한 사람들이 마크 아세날과 후지와라 히로시, 도쿄 드라이브 카 클럽을 만든 L.A. 켄타 등이었다.

그들과 어울리며 경험한 도쿄의 길거리 자동차 문화와 패션, 음악 등이 하나로 집약된 것이 바로 RWB였다. 일본에 이렇게 멋진 문화가 있고,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구나. 한국에도 이런 문화를 알리고 싶다…

“일본 긴자에 있는 작은 가라오케에서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밖에는 더 말도 안 되게 생긴 공랭식 포르쉐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 세상에 없는 환상 속의 장면 같았지.”
© Peaches

“나카이 상의 993를 타보기 전에는, 포르쉐보다 페라리를 더 좋아했다.
대단한 맛이 있는 자동차였다.”

L.A. 켄타, 도쿄 드라이브 카 클럽 창립자

한국에 돌아와서 RWB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했다. 전설적인 드리프트 레이싱 팀 ‘Rough World’ 출신으로 RWB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확립한 나카이 아키라中井啓라는 인물, 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랭식 포르쉐의 차체를 마치 프라모델처럼 자르고 파츠를 붙여 완성한 후 직접 이름을 붙이는 RWB 포르쉐 모델들… 그 스타일만큼이나 환상적인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에 있는 RWB에 대한 스토리는 대개 특정 모델을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카이 상은 입버릇처럼 “폐에 공기 대신 윈스턴 연기를 채워 넣는다”고 말한다
© Peaches

내가 일리스트 도쿄 앞에서 목격한, RWB 여러 대가 모여 있는 장면에서 느낀 압도적인 스트리트 바이브를 전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롯폰기 하드락카페 주차장에서 RWB 오너들이 모이는 신년회 이벤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거지. 피치스를 함께 시작했던 촬영 감독과 함께 도쿄로 떠났다. 일단 우리가 그 모습을 보고 싶었고,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카이 상의 허락을 받지도 않았고, 무턱대고 카메라만 들고 가서 RWB 신년회 영상을 찍은 다음에 음악 넣고 편집해서 유튜브 피치스 채널에 올렸다. 그리고 네 시간만에 하입비스트Hypebeast 에 기사로 올라왔고, 에스콰이어, 잘로프닉Jalopnik 등 전 세계 온갖 매체와 블로그에서 우리 영상을 퍼갔다.

조회수 200만. 터진 거지.

“나카이 상과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한 나는 일본에 있는 그의 개러지로 찾아가야 했다. 지금 RWB의 전 세계적인 인기를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마크 아세날, 일리스트 & 팻레이스 & RWB USA 창립자

피치스의 RWB 도쿄 신년회 영상을 계기로, 소수의 자동차 광만 알던 RWB 포르쉐가 스트리트 패션과 트렌디한 음악을 좋아하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피치스의 존재를 알린 계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나카이 상과 직접 교류하기 시작했다.

RWB의 매력을 집약한 것이 바로 나카이 아키라라는 개인이다. 지바 현 근교 시골의 소규모 개러지에서 혼자 공랭식 포르쉐를 잘라 붙여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천재 튜너.

그를 생각하면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한 개러지 한가운데 놓인 체스터필드 가죽 소파에 앉아 윈스턴 담배를 피면서 코카 콜라나 스텔라 아르투아 맥주를 병째로 홀짝이는 모습이 떠오른다. 온갖 나쁜 것들은 혼자 다 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고 멋있는 사람이다. 자기 세계에 흠뻑 빠져 사는 아티스트이자 장인.

“그를 생각하면 개러지 한가운데 놓인 체스터필드 소파에 앉아
윈스턴 담배를 피면서 스텔라 맥주를 홀짝이는 모습이 떠오른다.”
© Peaches

유튜브에서 RWB를 검색하면 비행기에서 내린 나카이 상이 의뢰인의 공랭식 포르쉐가 있는 개러지로 이동해 작업하는 영상을 여럿 볼 수 있을 거다. 지바에 있는 RWB 개러지에서 나카이 상이 작업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선 하나 긋지 않고 손에 든 에어 쏘air saw로 공랭식 포르쉐의 차체를 즉석에서 말 그대로 ‘썰어’ 버리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다.

포르쉐 순수주의자들이 기함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건 나카이 상이라서 가능한 거다. 레이서와 튜너로서 나카이 상의 오랜 경력과 그가 완성한 독보적인 스타일, 모든 걸 혼자 자기 손으로 작업하는 고독한 장인으로서의 이미지가 일본 특유의 길거리 자동차 문화에 영향 받은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 만화 <이니셜 D>, 애니메이션 <아키라> 등 대중문화와 결합되어 독특한 화학 작용을 일으킨 것.

나플라 & 루피 ‘Rough World’ 뮤직비디오 중에서.
© Peaches

“보시면 다 알다시피, 난 꽤나 다르지.”

나플라 & 루피 ‘Rough World’ 중

나카이 상과 직접 교류하기 시작한 2017년 까지만 해도 내게 피치스는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거였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모여서 놀면서 영상 만드는 정도였지. 그게 바뀐 건 래퍼 루피 & 나플라와 함께 ‘Rough World’ 뮤직비디오를 완성하고 나서의 일이다.

2018년 RWB 신년회 타이밍이 다가왔고, 이전의 것을 뛰어넘는 RWB 영상을 고민하던 우리는 래퍼 루피와 나플라를 떠올렸다. 그때 내가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고,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허슬하면서 이름을 알린 루피와 나플라의 느낌이 RWB의 ‘Rough World’라는 컨셉트와 거칠고 과시적인 스트리트 바이브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무턱대고 소속사 메이킷레인을 찾아갔지. 다행히 RWB 도쿄 신년회 영상을 알고 있었고, 루피, 나플라 역시 우리 제안에 필이 딱 왔는지 준비하던 신곡의 제목을 ‘Rough World’로 바꿨다. 더 의미 있었던 건 나카이 상이 뮤직비디오를 위해 자기 개러지에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도록 하고, 개러지 근처 유명한 드라이빙 코스에서 직접 운전하는 RWB 포르쉐에 태워주기까지 했다는 사실.

아마 나카이 상이 운전하는 RWB의 조수석에 앉은 최초의 한국인은 차에 별 관심도 없던 루피와 나플라였을 거다. 그때 나는 촬영 스태프를 태운 토요타 시에나를 운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촬영 감독에게 엄청 욕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하.

피치스가 첫 RWB 영상을 촬영한 록폰기 하드락카페는
‘Rough World’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한다.
© Peaches

그렇게 촬영한 뮤직 비디오의 반응도 끝내줬다. 나는 지금도 나플라와 루피의 최고 명곡은 ‘Rough World’라고 생각하고, 영상 오프닝과 클로징에 등장한 일러스트를 작업한 ‘미스터 미상’은 지금 한국에서 첫손 꼽히는 디지털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처음 생각대로 자동차 문화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피치스를 본격적으로 키워보기로 결심했다.

도쿄 신년회 영상과 ‘Rough World’ 뮤직비디오에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으로 확신을 얻은 거다. 스케이트보드 씬이라는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메인스트림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슈프림Supreme처럼 피치스 역시 RWB를 발판으로 자동차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겠구나!

나플라 & 루피 ‘Rough World’ 뮤직비디오 중에서.
© Peaches

다음 단계는 실물 RWB 포르쉐를 한국에 가져오는 거였다. 피치스 법인화를 결정하자마자 나카이 상과 연락해 RWB 바디 키트를 계약했다. 그게 2018년의 일이니까 5년이나 걸렸네. 그때 왜 못했냐면 공랭식 포르쉐를 살 돈이 없었으니까. 하하하.

다행히 피치스의 비즈니스는 순조로웠고, 2020년 초 마침내 포르쉐 993를 구매할 수 있었다. 나카이 상을 최초로 한국에 데려와 RWB KOREA 1호차를 작업하는 날이 곧 RWB KOREA가 시작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았다. 코로나19였다.

여인택이 공랭식 포르쉐도 없이 주문한 RWB 바디 키트의 영수증이 보인다.
© Ryo from Peaches

“아시아 주요 국가 중에 한국에만 RWB가 없다. 그동안 주문이 하나도 없었거든.”

나카이 아키라

모든 RWB 포르쉐는 나카이 상이 직접 작업한다. 그게 원칙이다. 최근 새로 발표한 997 RWB 바디키트는 키트 단독으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현실적인 선택이었겠지. 하지만 993, 964, 930 등 공랭식 포르쉐에 장착한 기존 RWB 키트는 모두 나카이 상의 손을 거친 거라고 보면 된다.

2018년 계약한 바디키트는 한국에 도착한지 한참 되었고, 마침내 공랭식 993도 손에 넣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나카이 상이 한국에 오지 못했다. “폐에 공기 대신 윈스턴 연기를 채워 넣는다”는 헤비 스모커에게 2주 간의 격리 생활을 견디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가 7년 전 처음 구상했던 RWB Korea의 제안서
© Roy from Peaches

대신 우리는 어렵게 구한 993를 포기하더라도 나카이 상의 개러지로 차를 보내기로 했다. 차를 보내려면 번호판을 말소해야 했고, 튜닝을 완료한 차가 번호판을 다시 달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RWB KOREA 1호차를 완성하는 일이 그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RWB 포르쉐가 한국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경기도 모처에 베일에 싸인 검은색 페라리 F40이 있다는 소문처럼. 가장 빠른 방법은 나카이 상에게 직접 물어보는 거였다. 나카이 상의 대답은 이랬다. “아시아 주요 국가 중에 한국에만 RWB가 없다. 그동안 주문이 하나도 없었거든.”

컬러와 디자인까지 모두 세세하게 메모되어 있다
© Roy from Peaches

지금은 쓰지 않는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라인Line에 ‘RWB ONE LOVE’라는 채널이 있다. RWB 오너만 가입할 수 있는 단톡방인데, 280명 정도 참여하고 있다. 매우 끈끈한 커뮤니티다. 새로 멤버가 가입하면 모두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내가 RWB KOREA를 만들고, 1호차 튜닝을 나카이 상이 직접 와서 작업하는 이벤트를 열거라고 했을 때 많은 친구들이 자기 돈으로 비행기 표를 사서 오겠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최초로 RWB가 탄생하는 현장에 함께 하고 싶다는 거지.

꽤 오랫동안 자동차와 관련한 일을 해왔지만 어디서도 이런 커뮤니티를 본 적이 없다.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썰어서 와이드 바디 작업을 한 오너가 같은 튜너에게 작업한 차량 오너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커뮤니티를 만든다?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거든.

마침내 완성된 RWB KOREA 1호차 ‘바토’와
7년 전 여인택의 제안서 내용을 비교해 보라.
© Roy from Peaches

RWB 포르쉐의 특별한 아우라가 형성되는 과정에는 나카이 상의 개인적인 카리스마도 있지만, 오너들의 개성과 차에 대한 남다른 애착도 한몫 했다. 지금은 사람 좋아 보이는 아저씨가 되었지만, RWB USA를 만든 마크도 당시엔 길거리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돌 같은 존재였다. 미국에서 차 좋아하는 애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그런 그가 직접 나카이 상의 개러지를 찾아가서 미국 최초의 RWB인 판도라 원을 만든 스토리로 인해 미국에서 RWB 포르쉐로만 구성된 원메이크 레이스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열릴 만큼 거대한 무브먼트가 가능해진 거다.

© Peaches

전설적인 몬스터 월드 랠리팀의 마케터이던 브라이언 스코토Brian Scotto가 포르쉐 930으로 RWB ‘후니건Hoonigan’을 완성한 것이 현재 세계 최대의 자동차 커뮤니티 중 하나인 후니건의 시작이었고, 후니건에서 도넛 미디어Donut Media가, 도넛 미디어에서 다시 레이스 서비스Race Service가 퍼져 나왔다. 일리스트의 시작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과 미국에 길거리 자동차 문화를 확산시킨 대표적인 브랜드와 커뮤니티의 시작에 죄다 RWB가 함께 했다.

물론, 피치스도 마찬가지고.

성수동 ‘도원’에 모인 피치스 크루.
가운데 팔짱 낀 이가 여인택 대표.
© Peaches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 RWB가 있었다.”

여인택

긴자 거리에서 RWB 포르쉐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모습을 처음 본 지 7년 만에, 나카이 상과 RWB 993 보디 키트를 계약한지 5년 만에 RWB KOREA 1호차 ‘바토Batto’가 완성되어 한국에 도착했다.

글쎄, 막상 받아보고 나니 막 날아갈 것 같지는 않았다. 흥분이나 기쁨 보다는 오래 막혀 있던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후련한 마음이 더 크다. 내게 RWB KOREA 1호차는 말 그대로 ‘숙원’이었던 것 같다. 차는 훌륭하다. 내가 이제껏 직접 본 RWB 중 완성도 면에서 최고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나카이 상이 한층 더 빡세게 집중해서 작업한 성의가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번호판 없이 도원 개러지에 세워진 RWB KOREA 1호차 ‘바토’의 모습.
© Ryo from Peaches

바토는 지금 번호판을 새로 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RWB 포르쉐를 보고, 나카이 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각종 영상을 촬영하고 RWB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는데, 정작 나는 RWB를 운전하거나 탑승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임시 번호판을 받으면 제대로 몰아봐야지. 그때 다시 RWB KOREA 1호차 ‘바토’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인터뷰 공개 이틀 전인 2월 20일,
여인택 대표는 마침내 RWB KOREA 1호차 ‘바토’의
운전대를 잡고 서울 시내를 달렸다.

환호 소리만으로도 그날의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 Video: 김태규 (@9.13_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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